눈이 따끔거리고 온몸이 뻐근하고...

촛불집회에 다녀왔다. 색소인지 뭔지 이상한 가루에 최루까지 섞은 물대포를 움씬 맞았다. 들어오자 마자 노트북, 카메라, 핸드폰 등등 꺼내 말리고 따뜻한 물로 씻고 옷 갈아입었는데 아직도 냉기가 안 가신다. 촛불다방과 시민들 연행차량 막느라 뛰어다녔더니 온 몸이 뻐근하다. 최루 때문인지 눈도 계속 따끔거리고...

오늘 새벽... 종로 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시위대에게 따뜻한 커피 나눠준 것밖에 없는 촛불다방을 연행하고 차량까지 끌고 가기 위해 난리법석을 떨었다. 몇 백 명의 전경이 촛불다방을 몇 겹으로 둘러싸고 렉카까지 동원했다. 그냥 뒀으면 시위대 아마 조용히 연좌하다가 해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놈들 끊임없이 도발한다. 연행자 호송 차량을 가로막는 시민들 십수 명을 인도로 밀어내기 위해 천 명은 족히 돼 보이는 전경들이 달려나오고, 급기야 방패로 아무렇게나 찍어대고...

아무래도 감기에 걸릴 것 같다. 감기 걸리는 건 괜찮은데... 정말 독기가 올라온다.

사실 촛불 정국 이전에도 집회 나갔다가 이보다 더한 폭력도 많이 경험했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해서 그때는 소위 '운동권'이라 불리는 운동조직들이 주축이 되었으니, 다른 국민들에게 그 상황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 그랬다 치자. 그런데... 깃발도, 무기도 없이 그냥 촛불 하나 들고 달려나온 수많은 사람들, 인터넷과 신문 방송을 통해 지켜보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는데,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나오다니. 웬만해선 열 안 받는데, 오늘은 정말 열이 치받아 오른다.

by 바람이 | 2008/07/18 05:0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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