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가 무엇이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정말이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부디 편안히 잠들길. 그의 말처럼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바람이 되고 풀나무꽃이 되어 다시 살길...
사실 노무현 지지자는 아니지만, 그의 스타일을 싫어하진 않았다. 권위주의를 싫어하고, 좀처럼 회피하려 들지 않고 중요한 국면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걸어 승부하며, 그럴 때마다 이 사회에 새로운 논제를 던지곤 하던 모습들.... 그의 정치적 입장이나 정책들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울 때조차, 그의 행보는 때때로 존경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재임 기간 동안 '돌출행동으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올 때도, 그 정도의 불편함은 오히려 참신하고 흥겹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마음껏 노무현을 추모하기가 힘들다. 그에 대한 정치적 태도가 어떻든, 엄청난 고뇌 끝에 자신의 몸을 던진 이를 추모하고 명복을 비는 것은 고인에 대한 당연한 예의일진대....
자꾸 먼 타지 이라크에서 "살고 싶다. 파병을 철회해달라."며 울부짖다 돌아가신 김선일 씨가 자꾸 떠오른다. 추운 겨울 노구를 이끌고 집회에 나갔다 경찰에 맞아 돌아가신 늙은 농민의 얼굴이 떠오른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분신하고 목을 맬 때 '목숨으로 항거하는 시대는 갔다'고 했던 노무현도 떠오른다. 그래도 지금은 고인을 추모할 때라고 마음을 달래 보려 해도, 자꾸만 떠오른다.
물론, 이제 와 그런 이야길 해서 무엇 하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명박이라는,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힘겹게 내딛었던 걸음마저 뒤로 돌리는 놈이 있으니 말이다. 과거의 것을 떠올릴 틈도 없이, 오늘 직면한 삶이 힘겨운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또 바란다. 자신의 가족과 지지자들의 고통을 그토록 괴로워할 정도로 여리고 뜨거운 사람이, 정권의 자리에 있을 때 먼 타지에서 그저 성실히 일하는 사람의 죽음을 방관하는, 그런 비극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떠올라 억장이 무너지는 일을 다시는 겪지 않기를... 슬픈 일은 그 자체로 슬퍼하고, 아픈 것은 그것대로 감싸안아줄 수 있길...
그리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 다른 이를 죽음으로 내모는 이가 어서 권력을 내놓고 사라지길...